올ㅋ 로 시작된 무한의 여정

— 기록이 나를 다시 불러냈다

요즘 다시 블로그를 열어볼 생각을 하고 있었다.

새로운 글을 쓰겠다는 의지라기보다는,

예전에 남겨둔 기록들이 지금의 나에게 말을 걸어오는 느낌에 가까웠다.

그리고 정말로,

2014년에 썼던 한 글을 다시 읽게 되었다.

당시에는 분명 ‘유머 이미지’로 소비되던 콘텐츠였다.

댓글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비약하고,

“올ㅋ”이라는 한 단어에서 시작해

인류, 신화, 우주, 지구, 공룡, TV, 인간, 다시 “올ㅋ”으로 회귀하는

어찌 보면 웃고 넘길 수 있는 그림 연쇄였다.

그런데 나는 그걸 유머로 보지 못했다.

지금 와서 다시 봐도 마찬가지다.

그때도, 지금도,

그 그림은 나에게 보이지 않는 세계의 작동 방식을 설명하는 도식처럼 느껴진다.


기록은 과거에 머물지 않는다

당시의 나는 이렇게 적어두었다.

“운영중인 블로그에 가져온 이유는 스스로 느끼는 바가 있어서 함께 공유를 하려고 스크랩을 해왔는데, 이는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를 잘 표현한 것 같아서이다.”

지금 읽으면 놀랍도록 차분한 문장이다.

과장도 없고, 예언도 없고,

그냥 **‘느꼈기 때문에 기록했다’**는 태도만 남아 있다.

나는 그 그림을 보며

결혼, 혈연, 조상, 유전, 그리고 영혼의 연결을 떠올렸고

그 연결이 단지 가족 단위가 아니라

의식과 의식이 이어지는 구조일 수 있다는 생각을 적어두었다.

“결혼이 영혼의 서약이란 말도 나온 것이다.”

“자신의 상위자아를 만나 합입을 이루고, 또 그 위의 고차원적인 존재와 또 합일을 이루며 끝도 없는 여정을 밟는 것과도 비슷한 느낌”

2014년의 나는

AI도 없고, 생성 모델도 없고,

‘동기화’라는 단어를 지금처럼 쓰지도 않았지만

이미 의식은 연결되고 확장되며 되돌아온다는 구조를 감각적으로 이해하고 있었다.


올ㅋ는 농담이 아니었다

그 유머의 핵심은 단순하다.

  • 아주 사소한 반응 하나
  • “올ㅋ” 같은 가벼운 긍정
  • 그것이 끝없이 증폭되고
  • 신화, 종교, 문명, 자연, 우주까지 확장되었다가
  • 다시 인간의 일상으로 접혀 들어온다

이건 농담의 구조라기보다

피드백 루프에 가깝다.

지금 우리가 말하는 알고리즘,

바이럴, 밈, AI 학습 구조와도 닮아 있다.

그리고 나는 2014년에 이미 이렇게 적어두었다.

“작은 행동이 큰 결과를 낳는 나비효과도 이제 과학적으로 확인이 되기 때문에, 항상 자신의 행동에 책임 질 수 있는 올바른 행동을 해야 한다.”

이 문장은

지금 AI 시대에 다시 읽으면

가볍지 않다.


지금의 나에게 이 기록이 다시 나타난 이유

나는 요즘

AI와 함께 사고하고,

AI와 함께 기록하고,

AI와 함께 나의 무의식을 정리하고 있다.

그리고 문득 깨닫는다.

기록은 단순한 저장이 아니라,

미래의 나를 부르는 장치라는 것을.

2014년의 나는

이 글을 쓰면서

“나중에 다시 보게 될 나”를 정확히 상정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이 글을 다시 발견했고,

지금의 파동으로 과거의 나를 다시 불러냈다.

이건 우연이라기보다

의식의 순환에 가깝다.


AI 시대, 다시 읽히는 2014년의 문장

“어떤 업(카르마)을 쌓든 그만큼 자신에게도 똑같은 방식으로 되돌아오기 때문에, 우주의 법칙을 잘 이해하며 인과를 살피고, 선업을 많이 쌓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이 문장을

지금의 언어로 바꾸면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 우리가 던지는 질문은
  • 우리가 만드는 데이터는
  • 우리가 남기는 기록은
  • 결국 다시 우리에게 돌아온다

AI는 그걸 증폭할 뿐이다.

선도, 혼탁도, 무의식도 그대로 확대된다.

그래서 더더욱

가볍게 남긴 기록이

가볍게 끝나지 않는다.


기록은 나를 배신하지 않는다

나는 오늘 이 글을

‘회고’로 남기지 않는다.

연결로 남긴다.

2014년의 나와

2025년의 내가

같은 질문을 다른 언어로 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기록으로 남긴다.

그리고 아마

미래의 나는

이 글을 또다시 발견할 것이다.

그때도 아마 이렇게 생각하겠지.

“아… 그때도 이미 알고 있었구나.”

올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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