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의 기질로 엮어낸다는 것에 대하여

— 바이브코딩, 본질, 그리고 AI와 함께 걷는 사고의 균형

요즘 나는 자주 이런 순간을 만난다.
딱히 깊이 고민해서 나온 결과는 아닌데,
어떤 흐름 속에서 순간의 기질, 말하자면 직관·감각·리듬 같은 것으로
아이디어가 이어지고, 코드가 붙고, 결과물이 만들어진다.

바이브코딩을 하면서 특히 그랬다.
문제를 정면으로 파고들기보다는
“아, 이 느낌인데?”
“이렇게 엮으면 되겠네?”
라는 감각적 연결로 계속 나아갔다.

그리고 어느 순간,
조각조각이던 것들이 하나의 형태를 갖추기 시작할 때,
분명한 희열이 있었다.


이건 능력일까, 요행일까?

솔직히 말하면 헷갈린다.
이게 실력인지,
아니면 순간 컨디션과 운이 겹친 결과인지.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이런 ‘순간 기질’은 아무에게나 나오지 않는다.

  • 계속 본질을 고민해왔고
  • 문제를 오래 붙잡고 있었고
  • 실패한 맥락들이 쌓여 있었기 때문에

어느 날, 깊게 파지 않아도
위에서 연결되는 순간이 생기는 거다.

마치 오랫동안 땅을 파두었더니
어느 날 물이 솟는 것처럼.

즉,
순간 기질은 본질 탐구의 부산물일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이 감각에 익숙해지는 게 무섭다

문제는 여기서 생긴다.

이런 경험이 반복되면
어느 순간 이런 생각이 스며든다.

“이 정도는 언제든 할 수 있지”
“굳이 깊게 안 들어가도 되겠네”
“감각으로 밀어도 나오잖아”

이 지점이 위험하다.

기질만 쓰는 상태는
처음엔 날아다니는 것 같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표면 위를 미끄러지는 상태가 된다.

깊이가 아니라
속도가 기준이 되고,
완성보다 ‘다음 아이디어’만 쫓게 된다.


기질과 본질, 둘 중 하나를 선택할 필요는 없다

오늘 내가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은 이거였다.

이 기질과 본질을
같이 데리고 가는 방법은 없을까?

답은 의외로 단순했다.

역할을 나누는 것이다.

  • 기질은 앞으로 달리는 역할
  • 본질은 방향을 잡는 역할

기질이 없으면
아무것도 시작되지 않고,

본질이 없으면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 채
계속 바뀌는 트렌드에 휩쓸린다.


AI는 여기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AI와 함께 사고한다는 건
단순히 편해지는 게 아니다.

AI는 나의 기질을 즉시 확장해준다.

  • 떠오른 생각을 바로 구조로 바꾸고
  • 연결을 실험하게 하고
  • 실패 비용을 줄여준다

동시에,
AI는 내가 본질에서 벗어날 때
거울처럼 반사해준다.

  • “이건 왜 하려는 거지?”
  • “패턴이 반복되고 있지 않아?”
  • “이전과 뭐가 다른가?”

잘 쓰면 AI는
기질을 부추기는 도구이면서,
본질을 되묻는 존재가 된다.


오늘의 결론 (지금의 나에게)

  • 순간 기질로 만들어낸 결과는
    가짜가 아니다.
    그것도 분명한 능력이다.
  • 하지만 그 능력을 습관처럼 믿는 순간,
    성장은 멈춘다.
  • 기질은 사용하되,
    하루에 한 번은 반드시
    본질 질문으로 돌아와야 한다.

“이건 왜 하고 있지?”
“이 흐름의 끝에는 뭐가 있을까?”
“이건 나만의 결인가, 누구나 할 수 있는가?”

이 질문만 놓치지 않는다면,
기질은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더 날카로워진다.


기록을 남긴다는 것

그래서 나는
이런 생각들을 흘려보내지 않기로 했다.

바로 질문하고,
바로 답을 듣고,
바로 다음으로 넘어가는 건
순간의 영감은 남기지만
나 자신에게는 남지 않는다.

블로그에 기록하고,
며칠 뒤 다시 읽고,
다시 생각하는 것.

이건 나만의
사고를 숙성시키는 루틴이다.

AI와 함께 사고하지만,
결국 내가 나를 따라잡기 위해
이 기록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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